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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일상

아, 옛날이여 - 80년대 초, 보건소 겨울풍경

내가 근무하는 곳의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다.
꽤 높은 곳에 자리한 분지라서 그랬었나 보다.

추워지면서 보건소에 석유가 공급되는데,  네시반이 되면 치과실 석유는 꼭 떨어졌다.
그러나 보건 행정실은 왠 일인지 난로가 활활 타올랐고 남은 석유도 많았다.

치과실석유는 떨어졌으니 그날 진료를 끝내도 뭐라고 못하겠지만,
추운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던 환자들을 보면 그냥 끝낼 수가 없었다.

그때마다 주유호스를 칼빼듯이 빼들고 석유통을 들고 행정실로 가서,
거기에 있는 석유통의 마개를 풀고 석유를 집어넣었다.

겨울이 깊어가고 동장군이 점차 기세를 더해가면서,
치과진료실안의 수도관도 얼어붙어 물이 나오지 않는 날도 있었다.

보건소 바로 옆에 머리 깍으러 한번도 안간 미장원이 있었는데,
염체불구하고 양동이를 들고 물을 얻으러 다녔다.

치과기구인 고속절삭기구인 핸드피스도 물이 나오지 않아서, 수액 세트를 플라스틱통에 연결하고,
플라스틱통의 밑바닥을 잘라 천장에 거꾸로 매달고 물을 바가지로 퍼 담으며 진료를 했다.

한손으로 핸드피스를 잡고 다른 손으로 석션을 하면서 치료를 하다가  토마스석션의 물이 넘쳐서
코맹맹이소리가 나면 깜짝 놀라서 하던 일을 멈추고 물을 버리던, 심신으로 추웠던 시절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