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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 일상

치과의사와 기공사

자유게시판에서는 한창 보철문제로 시끄럽다.
기공사는 기공사대로 자기의 어려운 점을 말하면서 치과의사를 꼬집고,
치과의사는 마찬가지로 진료의 어려운 실정을 말하면서 기공사를 나무란다.
학교다닐 때가 생각난다.
선배치과의사의 옆에 앉아서 suction을 잡고 진료보조를 하던 그 옛날,
조금만 잘못하더라도 예외없이 한마디를 들어야 했다.

"야! 너 suction의 목적이 뭐야?"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면 환자분이 옆에 있건말건 한마디 더했다.
"너 임마, suction에 대해 레포트써와 임마!"

위생사들이 시집가고나면  신참이 들어온다.
처음부터 정말 잘하는 치위생사도 있었지만 그 반대도 있었다.
그때마다 suction의 목적에 대해 말해주곤 했다.

얼마 전, 스터디를 하면서 치과의사가 suction을 잡은 적이 있었다.
suction의 목적이 뭐냐고 목구멍까지 말이 올라왔었다.
그 치과의사도 역시 치위생사를 야단쳤을 것이다. 역지사지!

기공물은 기공소의 밥줄이자 생명줄이다.
기공물이 없으면 기공소는 문을 닫아야한다.
치과와 거래를 트기위해 기공소는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기공소에 놀러가보면, 기공사들이 하는 일이 너무 쉬워보여 나도 해본다.
그러나 그게 말처럼 쉬운가?
금새 크라운은 어디가고 웬 씹다만 껌조각이 되어있다. 역지사지!

많진 않겠지만 기공사분들중에는  크라운은 기공소에서 만들고 치과의사는
단지 끼워준다고 말하는 분들이 계시다.
치과에 오시는 환자분들도, 어디 기공소하고 거래하느냐고 묻는 분도 계시다.

한국사람과 일본사람은 집을 지을 때 서로의 성향이 확연히 차이가 난단다.
한국사람은 대충 설계를 하고 뚝딱 집을 짓는데, 나중에 고치려면 힘들단다.
일본사람은 설계때문에 집을 늦게 짓지만, 혹시 수리할 때는 너무나 쉽단다.

오케스트라단원들을 전부 악기를 가지고 있다.
한사람만 소리가 안나는 것을 들고 있다.
바로 지휘자이다.

진료를 지휘하는 자는 치과의사이며 결코  기공사가 지휘자가 될 수 없다.
지휘봉이 비록 소리는 나지 않지만, 지휘자의 생각이 담겨있는 것이며
그 지휘봉을 잡기 위해 치과대학을 다니면서 그 노력을 한 것이다. 역지사지!

입장바꿔 생각해보는 습관을 갖자!

치과의사는 본만 떠서 모든 것을 기공사에게 맡기는 습관을 버리자.
모델에 가급적 많은 정보를 담아서, 기공소에서 혹 잘못만들 소지를 없애자.
margin trimming부터 시작하자. 난 20년째 하고 있다.

기공사는 독일기공사들을 닮도록 애쓰자.
그 사람들은 공정을 원칙대로 하며, 또한  빼먹지 않는다.
그리고 만들수 없는 모델은 손대지 않고 다시 치과로 보낸다.

치과의사는 혹시라도 모델이 되돌아오면 거래처를 바꾸지 말자.
그 기공소는 솔직한 기공물을 제작하는 곳이며 기적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그리고 기공소의 용기를 높이 사는 동시에, 이를 기회로 자기개발에 힘쓰자.

치기공사나 치위생사에게 치과의사의 권리를 알게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치과의사는 자기 직업으로 인해 생긴 직종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사랑과 이해로 감싸주는 배려와 또한 책임의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겠는가?
난 진정한 장이가 되고 싶다.
이빨쟁이!